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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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12-30 조회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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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통신 160호 2019.12.30] 2019년이 저물어갑니다.

"2019년이 저물어갑니다"

 

2019년 기해년이 마지막 하루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기념비적인 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새로운 100년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감격적인 소회와 포부를 밝힌바 있습니다.

 

국회 역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에 큰 의미를 담아 기념했습니다. 임시의정원이 제정한 임시헌장에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뜻이 담겨있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의회주의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인 문서입니다.

 

20대 국회, 의회주의 100년 역사 앞에 당당할 확신 없어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은 현 국회의 모태였으며, 임시헌장의 정신은 헌법에 고스란히 옮겨졌습니다. 올해로써 대한민국 대의민주주의 역사가 한 세기동안 쌓이게 된 것입니다. 국민과 국회의원 모두가 의회주의의 신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제20대 국회가 이 100년의 역사 앞에서 과연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20대 국회는 어느 정당도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다당제로 출발했습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협치를 해야만 하는 새로운 국회운영의 시험대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234명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것 외에 협치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국회운영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반기 국회는 극심한 혼란과 정쟁으로 점철되었으며, 최악의 국회라는 오점만 남겼습니다. 다당제 국회에서는 협치가 이뤄지지 않고 어느 한 정당이 발목을 잡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여야간 대화 자체가 어려웠고, 협상장은 대결의 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실제 상임위와 본회의, 장외에 이르기까지 데모크라시는 찾아볼 수 없고 비토크라시만 득세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는 국회, 국가와 민족 앞에 무책임한 일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가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은 국가와 민족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일입니다. 아무것도 못하는 20대 국회의 모습이 개탄스럽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뭘 하자는 것인지, 이게 도대체 뭔가하는 자책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을 만들자는 바람은 번번이 무참하게 짓밟혔습니다. 이대로라면 국회의 계절은 21대 국회가 구성되기 전에는 오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칼보다 날카로운 말들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죽는 고통

 

국회에서의 올 한해는 참으로 길고 답답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12월 한 달은 30년 정치인생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소속 정당은 달랐어도 짧게는 4년 길게는 십 수 년을 오가며 인사를 나누던 동료 의원들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 절박한 정치적인 사정 때문일 것이라고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동료 의원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선 인신공격에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모욕감과 자괴감,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특히 가족과 지역구민까지 겨냥한 칼보다 날카로운 말들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저는 죽고 또 죽었습니다. 속이 숯검정마냥 시커멓게 타서 알맹이는 없어지고, 껍데기만 돌아다니는 공허한 심정입니다.

 

선거개혁, 선거제도 틀 바꾸고 결정적인 질적 변화의 계기

 

그럼에도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남은 5개월의 임기동안 속수무책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하반기 국회의 소명은 촛불혁명의 제도화입니다. 제도적 완성을 위한 개헌과 개혁입법이 하반기 국회의 책무라고 수도 없이 촉구했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던 국민의 열망에, 국회가 입법으로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개헌은 물론이고, 정치 개혁, 사법 개혁, 경제 개혁 등 개혁 입법 과제의 단 한건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이제야 비로소 겨우겨우 두 가지 개혁입법의 첫발을 뗐습니다. 선거법 개정은 정치개혁의 요체입니다. 이번에 이루어진 선거제도 개혁은 각 정당이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수를 가져야 한다는 대원칙에 한 걸음 다가선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거제도의 틀을 바꾸고 결정적인 질적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통과되며, 검찰개혁도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특정 권력기관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를 차단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대 국회 5개월, 일하는 국회위한 국회개혁에 집중해야 

 

이제 하루만 지나면 경자년 새해가 시작됩니다. 20대 국회와 저의 임기가 꼭 채운 5개월 남게 됩니다. 새해 하루하루를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결기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남은 기간 동안, 정치개혁 중 국회개혁에 집중해 반드시 제도화하려고 합니다. 국회개혁은 일하는 국회를 통해 신뢰받는 국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입니다. 일하는 국회법 1호로 법안심사소위를 복수화하고 매월 2회 정례화하는 법안은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집회되지 않는 월에는 수당을 감액하고, 무단결석에는 제재를 가하는 법안이 운영위 계류 중이며 앞으로 매월 임시회 집회를 의무화하는 개혁안도 발의될 계획입니다.

 

그동안 실행과정에서 여러 오류를 보였던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개선 필요성은 여야 모두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제도 개선, 인사청문회와 윤리특위 제도 개선 등 효율적인 국회운영을 위한 국회개혁 법안들이 논의되어야 합니다.

 

특히, 국회 윤리특위 제도 개선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입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자정노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회에는 윤리특위가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국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한 처신입니다.

 

더구나 상대에 대한 고소·고발이 난무해 검찰수사에 의해 국회가 좌우되고 흔들리는 한심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를 정치로 풀지 못하니, 사법부가 개입할 틈을 만들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自侮人侮(자모인모), 자기 스스로 업신여긴 연후에 남이 업신여긴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하겠습니다. 국회 윤리특위를 재가동하는 동시에, 상설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경자년은 쥐의 해라고 합니다. 희망과 풍요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저무는 2019년을 되돌아보며,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이 풍요롭고 희망 가득한 내일로 달려가기를 소원합니다.

  

2019년 12월 30일 

국회의장 문 희 상

<희망통신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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