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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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5-10 조회수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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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통신 120호 2016.5.10] 초선의원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희망통신 1202016.5.10.]

 

초선의원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저는 제20대 총선에서 6선의원이 된 의정부갑 문희상입니다.

 

온갖 시련을 다 이기고, 보무도 당당히 대한민국 20대 국회에 입성하신 초선 국회의원 한 분 한 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오늘의 초심을 잃지 않으시기를 기원하면서 외람되게 몇 자 올립니다.

 

 

▣ 인생의 좌우명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의 ?그 꽃?이란 시입니다.

 

제 정치 일생은 글자 그대로 파란만장하고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6선에 도전할 때는 지옥 갔다, 천당 갔다 여러 번 고비를 넘겼습니다.

 

이제 정치인생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없는 회한과 성찰 속에서 그동안 못 다한 몇 말씀을 후배의원 한 분 한 분께 올리고자 합니다.

 

제 일생을 통틀어 인생의 좌우명이라고 할까, 정치철학의 요체를 세 가지 사자성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무신불립(無信不立), 둘째 화이부동(和而不同), 셋째 선공후사(先公後私)입니다.

2500년 전 성현의 말씀이지만 지금도 내 삶속에 펄펄 살아서 숨 쉬고 있습니다.

 

무신불립은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도 안보도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입니다.

 

화이부동은 모두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크게는 하나로 화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공후사는 사적인 이해관계는 다음이고 공적 가치가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무신불립, 화이부동, 선공후사 이 세 가치는 내 인생의 지표였고, 제 정치철학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반드시 다 이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말을 감히 드릴 수 있습니다.

 

 

▣  정치가의 덕목

 

여러분들은 이제 막 본격적인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정치인, 정치가(statesman)로서의 길을 갈지 정객, 정상배(politician)의 길로 갈지, 그 첫 기로에 섰다 할 것입니다.

 

정치가의 길, 정객의 길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그러나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가는 엄청난 차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가의 덕목은 무엇인가?

 

막스 베버는 그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저서에서 정치가는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의 세 가지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치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뜨거운 열정이지만 열정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이 열정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실에 대한 내적 집중과 평정, 사물과 인간사로부터 거리를 두는 균형감각이 정치가의 결정적인 심리적 자질이라고 한 것입니다.

 

동양의 옛 말에 용장불여지장, 지장불여덕장(勇將不如智將,智將不如德將)’용장은 지장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훌륭한 정치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가의 덕목을 머리와 가슴 그리고 배, 이 세 가지의 조화라고 표현합니다.

머리는 균형감각, 미래예측, 창의력, 상상력, 판단력, 통찰력, 문제해결 능력을 의미합니다.

가슴은 열정, 관용(똘레랑스), 사랑, 존중, 배려, 희생의 총화입니다.

배는 배짱과 결단력, 책임을 다하는 도덕적 용기 그리고 사명감을 의미합니다.

머리, 가슴 그리고 배, 이 세 가지 덕목을 갖춘 자 만이 국민이 원하는 훌륭한 정치가가 될 수 있고, 정치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정치가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남 이승만의 실리와 현실감각 그리고 마키아벨리가 얘기했던 현실적 권력개념은 중요한 정치의 본질이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정치가의 유형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셨습니다. 그 보다 한 수 위인 백범 김구 같은 우국지사적, 서생적, 선비적 역사의식과 시대정신, 이것을 추구하는 사상가적 측면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신 것입니다. 그 서생적 문제의식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출발하는 것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곧 악의편이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  20대 국회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저는 지금껏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의 모든 상임위와 본회의에 100%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간단합니다. 회의에 가는 것이 게을러질 때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떠올라서 그렇습니다.

 

상임위원회는 기본이야. 학교에서 개근상 타는 이치와 똑같아. 기본을 해놓고 난 후, 잘하고 못하는 것은 그 다음이야.”

 

 

▣  20대 총선의 의미

 

이번 20대 총선은 국민이 주인이라는 아주 평범한 민주주의의 기본을 새삼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주는 참으로 절묘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작든 크든 모든 선거는 심판의 의미가 있듯이 이번 선거도 박근혜정부의 총체적 실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생을 외면하고 시종일관 계파 싸움에 지리멸렬했던 야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있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는 20대 국회에 대한 간곡한 희망과 기대가 표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20대 국회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대한 처절한 성찰과 함께 희망찬 20대 국회상 정립에 앞장서야 할 소명이 생긴 것입니다.

 

 

▣  20대 국회의 소명 : 성숙한 국회

 

그렇다면 20대 국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대 국회는 16년만의 여소야대의 국회입니다.

황금분할의 3당 체제는 20년만의 일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직시하면서 20대 국회는 20대라는 나이에 맞게 성숙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20141030일 대표연설 때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여기에 국회는 국회다워야 한다는 國國이라는 말씀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국회가 국회다우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국회가 원래의 의회주의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 삼권분립에 충실해야 됩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란 두 제도적 바탕에 의해 지탱됩니다. 이 두 기둥이 하나로 묶여지는 것이 바로 의회제도인 것입니다.

 

우선 법치주의는 1215년 마그나 카르타로 시작되는 영미계의 J. 로크의 사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주인이지만 국민 전체가 다 나가서 정치를 할 수 없으므로 대표를 뽑아 국회를 구성하고 거기서 법률을 만들어 한 사람의 지배가 아니라 법률에 의한 지배를 하자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인 것입니다.

 

삼권분립은 독?불계 몽테스큐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삼권분립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입니다. 행정부의 권력은 입법부와 사법부가 견제해서 독재를 막으려는 것입니다.

 

비판과 견제는 국회의 기본적인 기능입니다. 그 기능이 상실되면 이미 국회는 아니고 의회주의도 아닙니다.

 

현 정부는 국회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박근혜정부하에 행정부는 모든 총체적 실정, 무능과 무책임을 야당에게, 때로는 여당에게 그리고 결국 국회에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헌정사에 유신시절을 포함하여 이렇게 국회가 집권자에 의해서 대접은커녕 모멸을 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가 권위를 잃는다는 것은 국회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주의, 민주주의 전체의 불균형과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됩니다.

 

정부의 국회경시, 의회무시 풍조는 여야가 따로 없이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정부의 국회경시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훼손입니다. 모든 심의와 결정은 국회에서 이뤄지고 대통령과 정부는 집행자임에도 국회가 마치 정부의 대리인으로, 통법부로 전락한다면 민주주의는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3당 체제에서 원칙에 대한 타협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성숙한 국회가 되려면 국회가 행정부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정권에 굴복하여 시녀 역할을 하는 것도 금물이지만 행정부에 대하여 사사건건트집잡고 물고 늘어지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가서는 안 됩니다.

 

성숙한 국회로 가기 위해서는 행정부가 하는 일에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협조할 것은 담대하게, 과감하게 협조해야 합니다. 특히 안보와 민생에는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당간에 의견 상 괴리와 그에 따른 말다툼과 논쟁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정치에 말이 중요하고, 민주정치는 말의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당의 비전과 정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의 성찬이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는 충분한 토론과 상대에 대한 설득 이후에야 표결로 종결짓는 제도입니다. 토론과정이 타협점을 찾기보다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상대의 주장에 귀를 막는다면 대화와 타협은 불가능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설득력 있고, 보다 많은 사람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수용할 수 있어야 민주정치인 것입니다. 소통이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의 핵심이요, 불가결한 요소가 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는 국민의 현장,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민생을 해결하고 응답하는 일하는 국회, 전문적이고 실력 있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국민들은 국회를 계파와 정파간 싸움, 여야간 싸움터로 보고 있습니다.

 

허구한 날 정쟁을 일삼는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합니다. 국민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원합니다. 국회가 나라 걱정하고 민생에 밀착한 정책대안을 만드는 일에 바쁜 국회가 되면 싸울 시간도 없을 것입니다.

 

일하는 국회의 현실적 대안은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법안, 예산, 청원 소위원회가 아니라 문제 사안과 부문에 따라 소위원회를 만들어 언제든 정책대안을 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 의회제도 하의 소위원회 활동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미 하원의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나 다른 소위원회 위원장의 이름에 익숙합니다. 가령 1976년 코리아게이트 사건이 터진 직후 나온 프레이저보고서는 당시 국제관계소위원장이었던 프레이저 의원의 이름을 쓴 것입니다.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솔라즈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에 대해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현재 미하원 외교위원회 소위원회는 6(1. 아프리카?글로벌 건강?세계 인권 및 국제기구, 2. 동아시아 태평양, 3. 유럽?유라시아?신흥 위협, 4. 테러?핵 확산 금지?무역, 5. 중동?북아프리카, 6. 서반구)에 달합니다. 소위원회의 전문적 활동은 행정부에 대한 통제는 물론 정책대안까지 제시할 만큼 영향력이 큽니다.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가 되려면 전문적이고 실력 있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도 국회를 함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회의원 한분 한분이 성실하게 전문성을 쌓아, 실력 있는 국회의 모습을 갖춰야 국민의 신뢰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 무신불립의 자세로 성숙한 국회, 품격과 격조 있는 국회 이뤄야

 

국민이 바라는 20대 국회는 분명합니다. 국회다운 국회, 성숙한 국회, 품격과 격조 있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 뜻을 받들어 국회의원 개개인이 소명의식을 갖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회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대통령도 정부도 아닌 국민에 의한 국회 무시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제20대 국회의원 모두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이 급선무임을 자각하고 성숙하고 품격과 격조 있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고의 노력, 분골쇄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20대 국회에 입성하신 초선의원 한분 한분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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