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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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2-13 조회수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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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통신 63호 10.06.24] 참여연대에 대한 검찰조사는
참여연대에 대한 검찰조사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권인 비판의 자유 침해다!

 
 
대한민국 헌법에 신체, 사생활, 거주·이전, 양심, 종교, 언론·출판, 집회·결사, 학문·예술의 자유 등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다양성을 지키는데 필수적인 권리입니다. 이러한 권리는 타인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해악을 끼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보장됩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과 다릅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당신의 자유를 위해서 죽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민주주의에서 비판의 자유의 소중함을 주장했습니다.
 
‘아니오’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비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잣대입니다. ‘아니오’를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면, 그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이더라도 이미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비록, 법률이나 제도라는 형식을 갖추고 법치주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제약한다면 민주주의는 후퇴합니다.
 
민주주의에서 비판의 자유가 핵심을 이루듯 시민단체들은 권력에 대한 비판에서 탄생했습니다. 입법, 행정, 사법 외에, 정부의 각 분야를 감시하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제4권력으로 일컫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활동이 왕성한지, 억압되는지의 여부가 또 하나의 민주주의의 잣대가 됩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어떤 주장도 용인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지난 6월 1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15개국, 유엔 사무총장실, 유엔한국대표부에 천안함 침몰에 관한 참여연대의 서한을 이메일 등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그 서한이 발송되자, 국무총리는 “조금이라도 애국심이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부가 기울이고 있는 외교노력을 저해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스런 행동”이라고 했으며, 청와대의 박선규 대변인도 “도대체 이 시점에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더구나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은 “이적행위,” “재를 뿌리는 것,” “뒤통수를 맞은 격” 등 막말까지 쏟아 붇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보수언론은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나섰고, 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명예훼손,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겠다고 까지 나섰고,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보수단체들은 참여연대 사무실 앞에서 무력시위까지 불사했습니다. 유엔에 대해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하여 이적행위라고 하는 것은 과거 갈레레오가 종교재판을 받던 것과 다를바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대체로 믿습니다.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다면 북한은 역사와 민족 앞에 단죄되어야 마땅합니다. 또한 정부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 외교적 노력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시민단체가 다른 목소리를 꼭 그 시점에 냈어야 했는가는 별도의 문제로 하더라도, 그런 주장을 했다고 해서 검찰에 고발하고, 권력이 나서서 권력 비판을 위해 존재하는 시민단체의 행위에 개입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민주주의의 ‘아니오’라고 외칠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봅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각종 의혹이 불거진 것도 정부가 사건 초기에 국민에게 밝히지 않고 숨기려 했던 것, 국민과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일부나마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다양한 의견을 보장하고,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르냐는 결국 국민이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제 검찰의 수사착수는 이 문제를 비단 국내 차원을 넘어 OECD 회원국이면서도 DAC 회원국인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아시아·태평양국 캐서린 베이버 부국장은 6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참여연대에 대한 검찰수사는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 과도한 대응의 양상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보 우려가 개인이나 단체들의 인권행사, 특히 평화적으로 정치적인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부인하는 데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포럼아시아도 6월 18일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청원서를 발송하여 “참여연대에 대한 자의적 사법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포럼아시아는 “유엔의 협의 단체 지위를 보유한 국내 비정부기구(NGO)가 사회적 현안에 대한 정보나 견해를 뉴욕의 각국 외교사절들에게 전달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형법 등의 국내법 위반 혐의를 수사받고 있는 전례 없는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2년간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돼 보여 상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자유 수호를 으뜸으로 주장하면서도 오히려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그 실상은 국제사회의 평가에 그대로 들어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한국을 인터넷 검열 ‘감시대상국’에 포함시켰다고 지난 3월 11일 AP통신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에 대해서도 전년대비 22위나 추락한 69위로 평가하는 등 한국의 언론·인터넷 자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던 것입니다. 그 이유로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을 보도한 MBC의 PD 수첩 제작진 체포,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 체포,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체포 및 구속 등을 열거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의 재판결과는 무죄였습니다. 검찰고소 난발로 국민들을 괴롭혔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69위라는 것은 범죄 조직을 비판하는 칼럼니스트에게 저격 테러가 일어난 불가리아(68위), 정부를 비판하면 무단 체포와 살해위협을 받았던 토고(62위), 정쟁과정 속에 숱한 언론인이 살해되었던 아이티(57위)보다 언론자유 지수가 낮게 평가받았다는 것은, 얼마나 한국 언론환경이 악화되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제라도 비판의 자유,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억압을 멈추고, 실추된 대한민국의 자유지수를 높여야 합니다. 제4권력인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건강하고 성숙한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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