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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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2-13 조회수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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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통신 34호]일본, 리딩 스테이트 원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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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리딩 스테이트 원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해야

JCI(국제청년회의소)라는 국제단체를 통해 아소 다로 現 일본 외무장관과의 첫 만남이 있었습니다. 78년도 일본 JC 회장을 역임하던 아소 회장은 아시아권 JC인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대부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여러 만남을 통해 지켜본 아소 다로 회장은 한국 JC를 비롯한 아시아권 JC 회장들에게 훌륭한 리더로서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리더로서의 충분한 자질이 보였던 만큼 79년도 중의원 진출을 시작으로 일본 정계의 큰 인물이 되었고, 현재는 외무장관이라는 중책에 올라있습니다. 당시, JCI에서 한참 후배였던 저는 한국의 국회의원으로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는 5월이나 6월경 일본을 방문하면서 아소장관을 만나보려 합니다. 그때 JCI에서 존경과 선망의 선배님이 지금은 왜 한일간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일본의 지도자로 변모해가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려고 합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의 자격이 아닌 뜨겁던 젊은 시절의 선후배로서 말입니다.

■ 한국과 일본, 역사에 대한 신뢰없이는 영원히 가깝고도 먼나라

지난 4월 15일 서울에서는 조선통신사 400주년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흔히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지만, 양국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실제로 멀었던 기간보다 교류와 협력의 관계로서 가까웠던 시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였다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저버리고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공존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국가간의 관계는 신뢰를 상실하기 때문에 가깝고도 먼 나라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이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진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의 자리는 ‘친선교류를 통한 협력과 화합’이라는 연맹의 성격상 오히려 정부의 공식적인 채널보다 현안에 대한 언급이 더욱 어려운 조심스러운 자리입니다. 비공식 채널을 통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총리의 일련의 과거사 관련 행보에서부터, 앞서 언급한 아소 장관의 지난 4월 외무장관회담에서의 모습 등을 보면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전후 세대 첫 총리인 아베총리와 그 내각에 대한 무한한 기대와 희망을 걸었던 만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 일본이 리딩 스테이트 되기 위해선 인근국가와의 신뢰회복 필요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는 서진한다”고 하였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에서 이제 곧 21세기 팍스 아시아나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 시기를 주도해 나갈 국가는 韓中日 3개 국이 될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수 만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한일양국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가로서 다방면에서 함께 교류 협력해 왔습니다. 또한, 현시점에서는 북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과제를 풀어가야 할 동반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일관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서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또한 일본이 경제규모에 알맞은 진정한 국제사회의 리딩 스테이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딱 한가지 공통의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피해국가, 인근국가와의 신뢰회복입니다.

수십차례 강조했지만, 일본의 신뢰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의 회복에서 시작됩니다.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실천을 통해 믿음을 주면서 시작됩니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그때 그때마다 사과의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치열한 반성의 실천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진실한 행동과 태도가 실천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백번의 사과도 소용없는 것입니다.

오는 26일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방미를 앞둔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전시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동정과 사과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대일 결의안을 추진 중인 미국 내 비판여론을 막아보기 위한 또 한번의 실천 없는 임시방편적인 반성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60여년이 지난 지금 독일과 일본의 위상 달라

2005년에 만들어진 독일 베를린 중심부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독일 젊은이들의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켄발트 수용소 기념관, “현재의 독일과 전쟁당시의 나치정권을 분리해 달라”며 대통령과 총리의 끊임없는 사죄를 통한 전범국가 이미지 벗어내기 노력... 이러한 독일의 지속적인 노력이 당시 피해 국가와의 신뢰를 다시 쌓게 만들어 낸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일본과 독일은 똑같은 출발점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60여년이 지난 지금 독일과 일본의 국제사회의 신뢰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진정한 반성도 없었고, 반성에 대한 치열한 실천과 전후세대에 대한 교육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과거사를 미화하고 왜곡하려는 시도 뿐 이었습니다. 오직 독일에 앞서는 것은 세계 2위의 GDP 4조 6천억달러라는 경제규모일 뿐입니다.

■ 日 과거사 왜곡, 한일 후세에 대한 죄악

현시점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절박한 이유는, 지금 과거사 반성에 대한 실천이 없이는 한일 양국관계의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수식어를 결국 떼어버릴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감정의 문제도 아니고, 국가간 경쟁의 문제도 아닙니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세대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본의 전후세대가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가는 왜곡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日 주요 정치인들의 과거사 인식을 공유한다면, 한일 양국관계의 진정한 복원은 요원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현재의 국가운영을 맡고 있는 세대가 후세에 남기게 될 큰 죄악이 될 것입니다.

현재의 일본정부와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노 담화의 수정 움직임, 야스쿠니 신사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위안부 부인 등 과거 정권에서 인정하고 변화시키려던 사안들 조차도 뒤집으려는 시도와 말바꾸기는 한국 국민들 뿐 아니라 일본 국민들에게도 실망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피해국가와 인근국가와의 신뢰회복을 중요시하며 한일관계의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일본의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또한, 그래야만 아시아에서, 국제사회에서 명실상부한 리딩 스테이트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임을 재차 강조합니다.


2007.4.23
문 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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