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의 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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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2-13 조회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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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통신9] 강원래씨에게 보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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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그거 알어?’
‘뭐?’
‘클론이 다시 노래한데,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출거래’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춘다고?... 신기하네’

지난 휴일에 딸과 무심코 나눈 대화입니다. 그리고는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신문에서 클론이란 가수가 복귀 앨범을 내놓았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득 딸과의 대화가 기억나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순간 ‘신기하네’ 라는 반응을 보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말았습니다.

2000년 11월에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얻었다는 강원래씨. 그가 5년만에 새로 내는 앨범이라고 합니다. 앨범 제목은 ‘다시 멈추지 않을 것’이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는 동안 강원래씨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든 과정을 거쳤을까요

같은 멤버인 구준엽씨는 친구와의 복귀를 위해 지난 1년간 휠체어를 타고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살고 보니까 친구인 강원래씨의 심정을 100분의 1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진정 10000분의 1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밤늦은 개그 프로그램 중에 ‘바퀴달린 사나이’가 나옵니다. ‘바퀴달린 사나이’는 휠체어를 탄 자신을 표현하는 말인데 그 사람의 개그에는 가시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웃음을 이끌어 내면서도 장애우로서 살아오며 겪었던 한국사회의 편견에 적나라하게 일침을 가합니다.

‘... 정상인이 다니는 학교에서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두손으로 걷는 모습을 다른 아이들이 따라 할 거라며 교육상 좋지 않다고... 그렇죠. 처음엔 따라 할 겁니다. 하지만, 따라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기 때문에 나중엔 하라고 해도 안 할겁니다...’

몇 년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우연히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승차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버스가 도착해서 전동휠체어 채로 승차(버스구조가 다름)할 때까지 거의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 듯 느껴졌습니다. 주변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얼굴 찌푸리는 표정 없이 그 과정을 지켜보거나 도와주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나에겐 충격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한 그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아... 이래서 한국에선 볼 수 없던 휠체어 탄 사람들이 여기에서는 그렇게 많이 보였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살아가며 잠시 잊고 지내는 일들이 많습니다. 주변을 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팍팍한 시간들을 보낼 때가 태반입니다. 문득문득 신문지면의 사실들을 접하며, 묻어두고 지내던 기억들과 생각들을 가다듬어 보곤 합니다.

오늘 기사를 보면서 모든 장애우들이 ‘바퀴달린 사나이’가 말하듯 ‘겪어보면 알텐데 겪어보지 못해, 편견이라는 생각의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 앞에, 보란 듯이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서주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봅니다.

강원래씨는 “우리 무대를 보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구나’ ’멋지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답니다.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준비하고 노력해 온 그의 인생에서 다시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고, 무대에 서기전인 지금의 모습이 이미 멋지다고 말이죠.

2005년 7월 5일 밤 문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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