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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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2-13 조회수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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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의 희망통신4]
해외정보기관 방문 후기

저는 지난 1월24일부터 일주일동안 국회정보위원장 자격으로 동료 의원들과 함께 미국과 멕시코를 방문하여 해당 국가의 주요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1월25일에는 패트 로버츠 미 상원정보위원장과 호익스트라 하원정보위원장을 만나 양국간 정보현안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했고 1월26일에는 미 국방연구소(IDA) 소장을 면담했습니다. 이어서 1월27일에는 멕시코 최고 국가정보기관인 씨젠(CISEN)의 메디나 모라 총국장을 만났습니다.

작년 12월 미 의회는 9·11사태 이후 기존 정보시스템으로는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종래 15개 국가정보기관에 분산된 정보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장관직을 신설하는 등 시스템 전반에 걸친 대대적 개편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한편 멕시코도 작년 12월에 국가안보법을 제정하였는데 이 법은 정보기관인 씨젠(CISEN)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 정보기관은 법적 근거 없이 정부규정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영되어 왔는데 마침내 법치주의 영역에 들어온 것입니다.

멕시코 국가안보법은 국가안보를 위한 부처간 협조체제 확립을 위해 대통령이 주재하고 8개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국가안보위가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미국식 NSC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미국 상하원 정보위원장과 정보위 소속 의원들, 그리고 멕시코 CISEN의 국장 및 간부들과 면담을 하면서 각국이 변화된 국제안보환경과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멕시코 모두 정보기구의 확대와 예산증대에 힘을 쏟고 있는데, 미국은 그동안 15개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정보기능을 통합하는데 주력하는 반면 멕시코는 반대로 정보기능을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양국 정보기관의 역사, 정치적 환경 등에서 기인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의 메디나 모라 CISEN 총국장은 저에게 “국가정보기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을 확고히 지키고 불법 도감청과 고문으로 대표되는 인권유린의 소지를 없앰으로서 법치주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국가정보기관은 어느 나라, 어느 정권에서든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잘 쓰면 소중한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인권탄압과 공작정치를 자행하는 독이 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스라엘의 모사드(MOSSAD)와 이란의 팔레비국왕 시절의 사바크(SAVAK)를 들 수 있습니다.

시오니스트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모사드는 오늘날 미국CIA, 영국비밀정보국, 독일연방정보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정보기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성공한 국가정보기관의 공통점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인데, 모사드는 이스라엘 건국의 주축으로, 건국 후에도 국익과 안보을 위한 행보를 견지함으로써 전국민을 정보요원화 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팔레비국왕 시대 이란의 사바크(SAVAK)는 오직 팔레비에 대한 충성심으로 정적제거와 반대파 말살에 급급하다가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법치주의와 기본적 인권을 무시한 결과가 어떤 것인가를 세계역사는 도처에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정원은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군림했으나, 뼈를 깎는 자성으로 법치주의를 확립함으로써 인권유린 소지를 불식시켰고, 10년 전부터 국회정보위를 통한 의회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이제는 정보위원장인 저에게 외국 정보기관 수장이 국가정보기관의 필수덕목에 대한 자문을 구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과 더불어 권력기관을 대통령의 사적도구로 사용하던 관행이 종식되고, 과거사 정리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의 정보역량이 세계수준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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